무릎팍 도사 - 여배우 윤정희 님 편을 보고...

일상 2010. 6. 17. 22:30
얼마 전, 이창동 감독의 '시'라는 영화로 생애 첫 칸 영화제에 초대받은 윤정희 님..
영화를 못 봐서도 있고, 나 같은 세대에서는 잘 모르는 오래 전 인기 여배우였기에...
무릎팍 도사의 출연 소식에도 사실은 별 관심이 없었다.

늘 MBC에 채널이 맞춰져 있는 관계로 그냥 TV를 틀었다가 보게 된 무릎팍 도사..
틀었을 때는 이미 초반부는 아닌 것 같던데... 보고 나니 앞부분을 놓친 것이 아깝다!

한참 칸 영화제에 곱게 한복을 차려 입고, 피아니스트인 남편 분과 함께 한 사진이 떠들썩했을 때에도...
한국 국적을 일부러 유지하려고 노력해요.. 라는 말이 그냥 겉치레로만 들렸었다.

http://star.mt.co.kr/view/stview.php?no=2010042105344686619&type=1&outlink=1

하지만 어제 무릎팍 도사를 보고 난 뒤... 참 예쁘게 사는 분이구나 라는 생각으로 급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저는 평소에는 그냥 주부 손미자에요>

담당하게 백수임을 선언~! 하시더니... 평소에는 그냥 주부 손미자.. 라고 하신다. 평범하게 살림을 하는...
주부이자 백수라고 하시지만 그래도 패션의 도시 파리에서 오랜 동안 살아온 파리지엥이라서인지 의상이 우아하고 고상한 느낌이 풍겨난다.
약간 사투리를 쓰시지만 조근조근하고 차분하게 때로는 아이처럼 순박한 말투.. 천상 여자다.. 라는 느낌이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인터뷰 요청 같은 건 제가 다 처리를 하고 남편이 연습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해요.>

남편이 공연을 할 때는 매니저 역할을 자청해서 하는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내조를 하고, 서로의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한다고 한다. 늘 같이 있으니 휴대폰도 따로 쓸 필요 없이 함께 쓴다는 것... ^^; 요건 정말 힘든 일인데 금슬이 이만저만 좋은 게 아니신가 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우리집 앞에는 지하철이 있고, 우리는 항상 지하철을 타고 다녀요.>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와 한 때 엄청난 인기를 구가하던 여배우임에도 늘 지하철을 타고 다니며 필요 이상 화려한 것은 부담스러울 뿐이라고... 남편 분을 따라 세계를 다니지만 화려하게 여행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 도시를 3~4일간 걸어서 구석구석 산책을 하는 게 너무너무 좋다고...
그러고 보니 다른 중년 배우들과 다르게 주름이 꽤나 많아 보이는데... 그조차도 세월의 흔적 같고 살아온 나이테처럼 느껴져서 너무 아름답게만 보인다. 배우니까 관리를 해야 한다는 명목하에... 환갑이 넘어도 팽팽한 피부를 가진 분들도 있지만 사실 보는 사람 입장에서 참 부담스럽고 때로는 부자연스러워서 좀 싫기도 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남편이 시장에서 싱싱한 멸치를 사오면 저는 그걸로 젓갈을 담아요>


역시... 한국인은 김치의 힘! 외국 생활을 워낙 오래 하셔서 이제는 프랑스 음식이 더 입에 맞을 것 같고, 김치 같은 건 담을 줄도 모를 것 같은 분이 직접 멸치젓을 담그고 김치를 담가 드신다니.. 멸치젓을 담을 줄 아냐는 질문에.. 그걸 왜 못 담가요? 그게 얼마나 쉬운데..라고 하시더니 나중에 파리로 초대할께요. 우리 집 김치가 얼마나 맛있는데... 라고 진지하게 말씀하신다. 멸치야 그렇다 치고... 그래도 배추니 고춧가루니 재료를 구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은데...^^ 대단하신 듯...

방송 이후... 주요 보도 제목이 '혼전동거'에 맞춰진 게 많았다는 점은 참 아쉽다.
가슴에 와 닿는 좋은 말도 많았는데 말이지...

글을 쓰면서 검색을 하다보니 어떤 분이 구깃한 마 소재의 옷을 같이 입고 지하철을 타고 내려 손을 꼭 잡고 걸어가는 모습이 너무 예쁘고 부러웠다는 얘기도 발견...

서로 취미도 성격도 잘 맞고... 서로를 배려할 줄 알고... 필요 없는 욕심도 없는... 참으로 부럽고도 부러운 부부다.
나도 저렇게 나이들어 갈 수 있을까?

설정

트랙백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