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친구 맞는 건가...

일상 2010. 2. 17. 12:48
어느 날, 일하는 도중 울려대는 문자 수신음..
귀찮음에 확인을 미루다가... 두번째 또 울리길래 컬러 메일이구나 싶어 확인을 해 보았더니...

00월 00일 00시에 쌍둥이들 돌잔치가 있으니 꼭 와주세요...

대략 이런 내용... 주변에 쌍둥이 출산한 사람이 없는데 싶어 발신인을 보니 오래 전 친구였다.
중학교 시절 꽤 친했지만 각기 다른 고등학교, 대학교로 진학하면서 조금씩 멀어지다가 오랜 기간 연락이 끊겼었다.
무심코 찾아보았던 친구의 이름으로 서로 연락처를 알게 되어 서로가 궁금해 만나기로 했던 날 아침...
막 약속 장소로 나가려는데... 못 나온다는 문자 한 통...
그 때 느꼈던 실망감은 꽤나 컸다. 못 만나는 것도 서운했지만 전화 한 통 없이 그냥 달랑 문자로 못 나간다니..
그런데 그 이후에도 전화나 문자는 없었다.
흔히들 보내는 연말이나 명절 단체 문자 조차도... 받은 적이 없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나 갑작스럽게 받은 문자라니... 참으로 당황스러운 느낌이다.

참 작던 친구였는데 쌍둥이를 낳았다니 축하할 일이다.
그 아이들이 잘 자라 돌을 맞았다니 이 역시 축하할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문자에 마음이 씁쓸한 것은... 내가 속이 좁은 탓인걸까...

사실 이런 일은 처음이 아니기는 하다.
고등학교 시절 친했던 친구였는데 좀 다투게 되었다.
사이는  멀어졌지만 같은 아파트에 살아서인지 가끔 마주치는 일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쌩... 하니 찬바람을 날리던 그 친구...
내가 막 사회초년생이 되었을 무렵 갑자기 전화가 와서 결혼한다는 소식을 알려왔다.
그냥... 축하한다고 하고 결혼식에는 안 갔지만 왠지 씁쓸했다.

대학 시절 친구는 어느 날 우연히 연락이 되었는데.. 그 땐 내가 결혼을 앞두고 있었던 때였다.
서로 얘기 중에 애인 있냐고 결혼 언제 하냐고 물어보길래 그냥 곧 결혼한다는 말을 하게 되었지만..
부담스러울 것 같아서 특별히 오라고 말하지는 않았고, 그 친구도 굳이 묻지 않아서 그냥 그런가보다 했다.
그렇게 통화한 이후 아무런 연락이 없더니 한참 지난 어느 날 결혼한다고 연락이 왔다.

사실 조금은 그런 문자가 오면 한번쯤 가보고 싶은 마음도 있다. 궁금하기도 하고 보고 싶기도 하다.
하지만... 뭐가 달라질까?
이걸 기회로 다시 예전처럼 친해질 수 있어.. 라고 생각하기엔 이제 너무 약아져 버린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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