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 걸던 누님이 자신에게 주려고 돈을 들고 가출을 하는 바람에... 그의 남편에게 쫓기는 훈.
의부증이 있던 남편에게 시달리다 옛 연인이 돌아와 함께하자고 한 것을 들켜 살인을 저지르게 된 애나.
둘의 우연한 만남, 사랑, 그리고 엇갈림...
영화의 내용은 기억하기 위해 정리했기 때문에... 처음부터 끝까지의 내용이 모두 들어있다.
영화를 보실 분은 내용을 보지 않으시기를 권한다.
불안한 듯 거리를 걷는 여자.
흐트러진 머리에 온통 멍투성이의 얼굴.
뭔가 잊었던 것이 생각난 듯 오던 길을 돌아 뛰기 시작한다
쓰러져 있는 남자. 그리고 흩어져 있는 우편물들.
무언가를 감추기라도 하려는 듯, 종이를 찢어 천천히 꼭꼭 씹어 삼키기 시작한다.
잠시 뒤 들려오는 사이렌 소리... 그녀는 남편을 죽인 죄로 감옥에 수감된다.
7년 뒤 어느 날...
언니에게서 걸려온 전화는 엄마의 죽음을 전하고, 오빠가 보석금을 내는 조건으로 삼일간의 외출을 허락받는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출발하는 버스를 급히 잡아탄 남자.
버스비가 부족하자 버스 안의 승객들을 한 번 휘익 돌아본다.
아마 한국인이라고 생각해서였을까... 그녀에게 다가가 30불을 빌려달라고 한다.
안 빌려줄 듯하던 그녀는 귀찮아서인지 그에게 30불을 건네고 갚을 필요 없다고 하지만
그는 굳이 자신의 시계를 맡기면서 중요한 시계니 꼭 찾겠다고 보관해 달라고 한다.
제비.. 라 불리울만한 그는 부유한 누님에게 돈을 요구했다가
그녀가 돈을 들고 가출하는 바람에 그녀의 남편에게 쫓기는 신세...
그녀는 자신에게 자꾸 말을 붙이는 그가 귀찮고,
그는 밤새 달리는 버스에서 잠도 자지 않고 종이를 접는 그녀가 흥미롭다.
버스가 도착하고, 헤어지면서 그녀에게 전화번호를 건네지만 그녀는 휴지통에 버리고 만다.
집에 도착한 그녀를 식구들은 반갑게 맞이하지만 곧 그녀는 물 위에 뜬 기름처럼 겉돌기 시작한다.
집 앞에서 마주친 왕징. 그와 마주친 그녀는 당황해 하지만
그는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듯하고 어쩐일인지 당당하기만 하다.
혼자 밖으로 외출한 그녀는 쇼윈도에 걸린 예쁜 드레스와 털코트를 한동안 바라보다
들어가서 옷과 귀걸이를 사서 한껏 치장하고 나선다.
상점을 나오는 순간 울려대는 전화기... 받지 않으면 바로 수배령이 내리는 감옥으로부터의 전화.
짐을 다 뒤져 겨우겨우 전화를 받고 나서 문득 자신의 처지를 깨달은 그녀.
공중 화장실에 옷을 벗어놓고 나와버린다.
우연히 그 남자와 다시 마주친 그녀.
부부인 척하며 식당에서 그녀의 이름을 알아내는 데 성공한 그. 그제서야 둘은 통성명을 한다.
그녀의 이름은 애나. 그의 이름은 훈.
시애틀을 안내해주겠다고 나서는 그를 따라 놀이동산에 갔지만 놀이동산은 폐장 상태.
범퍼카를 타다 앞 쪽에서 사랑싸움을 하는 두 남녀를 보며 더빙하듯 대화를 주고 받는 둘.
어느 순간 그녀의 마음이 무장해제된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자신에게 있었던 일을 중국어로 얘기하는 그녀와
알아듣지 못하지만 열심히 그녀의 말을 들어주는 그.
그리고 마지막 휴가일인 장례식 날... 그녀의 어머니 장례식에 찾아오는 훈.
거기서 왕징과 부딪히는 훈. 그리고 그에 대한 원망과 한을 쏟아내는 애나...
그렇게 함께 시간을 보내고 가까워진 훈은, 애나가 다시 감옥으로 떠나는 것을 배웅해준다.
버스 밖에서 인사를 하고 돌아서나 했던 그가 다시 버스에 오르고.. 둘은 함께 버스를 타고 간다.
휴게소에서 짙은 안개 때문에 버스가 쉬어가는 동안
그는 어디론가 끌려가 가출했다던 누님을 죽인 누명을 썼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녀가 출소하는 날 다시 그 휴게소에서 만날 것을 약속한다.
그녀가 잠이 든 사이에 그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경찰차의 사이렌 소리만 요란하다.
출소 후, 다시 그 휴게소를 찾는 그녀...
문 소리가 들리고 애나는 인사를 건넨다...
처음부터 끝까지 특별한 사건이 있는 것도 아닌데 왠지 모르게 긴장하면서 보게 되었던 영화.
안정된 탕웨이의 연기가 몰입감을 준다.
예술 영화라더라..는 말도 들었었는데 그 정도로 난해한 영화는 아닌 듯...
끝나고 나서도 정말 오랜 여운이 남는 좋은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