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소프트웨어 단속을 경험하다.

일상 2008. 4. 10. 12:54

오토데스크에서 약 2개월쯤 전에 공문을 받았다.
사실 오토데스크는 꽤나 짜증나는 편인데...
해마다 변호사 사무실이 바뀌고, 해마다 거르지 않고 내용증명을 보낸다.

제목은 항상 같은데 "Autodesk Software"의 인가없는 사용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공문이다.
내용은 너희가 몇 개 산 걸로 아는데 실제로는 몇 개 사용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니 추가로 사든가 아니면 고발한다.. 의 내용...

회신을 하지 않을 경우는 전화로 연락이 오니까 피할 수는 없다.
우리는 구매한 만큼만 쓰고 있으므로 본사에서 확인서를 받아 당당하게 회신을 했다.
다시 또 전화가 와서 더 쓰고 있지 않냐고 을러대길래 없다고 했더니 와서 단속하겠다고 한다.
뭔소리냐고 우리가 쓰고 있다는 근거를 대라고 하니까 오토데스크에서 준 자료가 그렇다면서 우물쭈물.
그건 뭘로 아냐고 하니까 잘 모른다. 그냥 오토데스크에서 준 자료다.. 라고 주장.. 초큼 어이가 없음.

단속 나오려면 정식으로 영장 받아서 경찰 대동하고 오라고 했더니
그리고 두 달쯤 지나 오늘 진짜로 영장 받아서 검찰청에서 나옴. (예고 없었음.)
(검사 사무실에서 2명, 그리고 실제 검사하는 나머지 4명쯤은 알바생인 듯....)
사실 죄가 없어도 경찰만 보면 쫄아드는 소심한 성격에 영장까지 받고 보니 무척 떨렸음....

우르르 들어와서 USB로 프로그램 돌리고 거기에 내용 저장해서 취합을 하고
설치 내역서(설치 갯수와 정품 갯수, 복제 갯수로 구분 표시함)를 보여주고 확인서를 작성.
결과적으로는 불법 소프트웨어가 없다고 판명되어서 내역과 함께 확인서 써 주고 끝!
명함을 받아가고, 그 쪽에서는 명함을 주지는 않고 연락처 정도만 알려주고 간다.

단속을 나왔을 때에는 응대가 중요한 것 같다는 느낌.
일단은 협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는 게 좋을 것 같아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하고,
검사를 시작할테니 가지고 있는 소프트웨어 모두 가져오라고 해서,
모든 CD와 소프트웨어 대장을 가지고 갔다.
(소프트웨어 대장에는 소프트웨어 목록과 거래명세표, 라이센스 인증서 등을 정리해 두었음.)

일단 라이센스 제품들은 인증서가 필요하다.
CD가 정품이라 해도 CD만 있는 것은 인정되지 않으니 주의.
MS의 경우 인터넷에서 바로 출력할 수 있는데 허접해 보여도 이게 인정되는 증빙이다.
어도비에서는 라이센스를 빳빳한 종이에 명판과 인감을 찍어 보내주는 게 이것이 증빙.
특히 라이센스는 CD 하나당 여러개 있을 수 있으므로 역시 이 증서가 있어야 인정된다.
MS 제품들은 하위 버전 사용이 인정되므로 Vista 1개 = XP 1개 사용도 가능하다.
(즉, 비스타 하나 있는데 비스타 말고 XP를 하나 써도 어지간하면 인정. 상위 버전은 안됨.)
하지만 Vista 1개 = Vista 1개 + XP 1개는 사용하면 안 된다.
아무튼 사용권은 하위버전을 써도 무방하지만 갯수 자체는 1:1 대응이 되어야 하는 것임.

소프트웨어는 값이 큰 것일수록 정품을 쓰는게 나은 것 같다. 혹시 걸려도 금액 작은 건 손해가 적으니...
그리고 대체 소프트웨어를 적극 사용하고 있는데 꽤 괜찮은 것이 많아서 금액적 부담을 덜어준다.
또한 평소에 정리를 나름 열심히 해두었는데 이것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
(CD는 종류별, 갯수별로 라벨을 붙이고 케이스에는 사용자 이름을 각각 붙여두었고,
케이스가 커서 따로 CD를 빼 놓은 패키지 제품들은 케이스도 함께 내주었다.
케이스마다 사용자 이름이 붙어 있으니 나름 관리되고 있다는 인상을 받은 듯 했다.)

아무튼 불법 소프트웨어를 안 쓰면 가장 좋지만 한 개씩 따로 사는 것도 꽤 번거롭기는 하다.
하지만 일정한 주기마다 필요한 것은 구입해 놓는 게 가장 좋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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