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일 유럽여행] 첫 도시 런던의 숙소 정하기

런던의 숙소를 정하는 것은 꽤나 까다로웠다.

그 이유는 바로 그 죽일놈의 물가... 일단 런던은 물가가 상당히 비싸다.

게다가 런던의 저렴한 숙소들은 이미 부킹이 완료된 상태...

 

어차피 호스텔 같은 데서는 예민한 내 성격에 별 가진 것도 없으면서 도둑이라도 들까 걱정에 잠을 못 자고 견디질 못할 것 같아 제외. 뭔가 작은 거라도 잃어버리거나 도둑 맞으면 금새 잊지 못하는 성격은 정말 병 걸리기 좋은 성격인 것 같다. OTL

 

처음에는 민박도 고려해 보았으나 런던에 입국할 때 제대로 된 숙소 예약이 되어 있지 않은 부분에 대한 우려와 어떤 글에서 읽은 불법 한인민박에서 나오다가 걸린 이야기를 보고는 그만 간이 쪼그라 들어 버렸다. 그래도 일단 고려는 해 보았으나...

 

한인 민박은 일단 말이 잘 통하니 정보를 얻는 데 좋다는 점과 한식이 제공된다는 점, 현지 사정을 잘 알고 있으니 시내 차량 야간 투어 같은 것을 제공하는 곳도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으나 화장실이나 욕실을 여러 사람이 사용해야 하므로 좀 정신없을 수 있다는 점과 보안 문제, 그리고 소음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 단점.

 

나이들어가면 무뎌지는 줄 알았는데 나이들수록 더욱 예민해져서 시끄러우면 잠을 잘 못잔다. 지난 여름 제주도의 게스트하우스에서 2일간 내내 잠을 못 잤던 괴로운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아무래도 잠을 못 자는 것은 괴롭다.

 

독채 한인 민박은 개인 욕실이 있고 프라이버시가 보장되는 점에서 좋지만 다른 문제보다도 내 입장에서 생각하는 한인 민박의 가장 큰 장점인 한식을 먹을 수 없다는 점이 아쉽다. 시설 측면에서도 호텔보다 나은 것은 아닌데 가격은 생각만큼 저렴하지도 않은 편.

 

에어비엔비에서 집이나 방을 빌리는 것에 대해서도 고려를 해 보았지만 마음에 들어 보이는 집들은 호텔보다 비싸고 저렴한 곳은 좁아 터졌거나 깔끔해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수수료와 청소비는 따로 부담해야 하니 전체적으로 호텔보다 싸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유명 호텔은 정말 헉소리 나게 비싸니 결국 선택은 투어리스트급 체인 호텔...

청소도 해주고, 대체로 안전한 편일 것같고, 한식은 아니어도 아침도 먹고 여차하면 점심 샌드위치 정도 더 챙겨올 수도 있으니 가격 대비 가장 효과적이라는 결론.

 

언제나 그렇듯 늘 똑같은 고민을 하고 똑같은 결론을 내면서 저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소비하는 과정을 항상 거치는 나란 여자... ㅎㅎㅎ

 

런던에서 8일 정도 머무를 예정이라 숙소의 위치 선정이 나름 중요하다고 생각을 했으나 아는 동생 말로는 어디라도 1~2 존 이내라면 크게 상관 없을 거라는 조언. 너무 멀리 나가면 숙소 값이 세이브되는 대신에 교통비가 많이 들 수도 있으니 그 부분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고려해 보아야 할 것 같다.

 

그래서 이것 저것 다 빼고 세 가지만 고려해서 몇 개의 숙소를 추려 리스트를 만들고 가격을 비교하여 몇 년째 계속 이용하다보니 그냥 습관적으로 booking.com에서 숙소를 결정했다.

 

1. 믿을만한 투어리스트급 체인으로 평점 8점 이상의 숙소로 깨끗하고 지낼만할 것.

2. 새벽에 현지 투어를 가는 일정이 들어있으므로 현지 투어 집합 장소에서 가까울 것.

3. 와이파이 사용이 가능하고 조식을 제공할 것.

 

 

3번의 경우는 사실 심카드를 구매할 예정이고, 아침은 평소에 잘 먹지 않으므로 숙소를 정하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여행을 몇 번 다녀보니 경험상 평소에 아침을 먹지 않더라도 일어나서 움직이면 금방 배가 고파지고 아무 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으므로 나가자 마자 아침을 파는 가게를 찾아 헤매이게 된다. 그러니 아무 생각이 없더라도 조금 먹고 나가는 게 좋다.

 

개인적으로는 미국과 캐나다에서 여행다닐 때 가 보았던 홀리데이인은 조식이 다른 체인들보다 훌륭했다. 와플, 토스트, 커피와 주스, 삶은 달걀 정도를 주는 다른 곳들에 비해 소시지나 달걀, 특히나 과일이 제공되는 점이 엄청 매력적이었는데 이 곳은 어떨지 모르겠다. 사진 상에는 간단한 샐러드도 제공되는 것 같았는데 그렇다면 더더욱 훌륭한 편이 될 듯... 생각이 없다면 간단하게 토스트 한 쪽에 잼이라도 발라 챙겨서 가지고 나가서 배고플 때 먹을 수도 있으니 안 먹는다고 안타까워하거나 아까워할 필요도 없을 것 같다. 빵 종류가 밥에 비해 우월한 점으로 치자면 이런 측면이 최고일 듯. ^^

 

또 시설 면에서도 투어리스트급 체인 호텔 중에서도 약간 상위그룹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일단은 잘 선택한 듯 싶다. 게다가 알고 보니 윈저 궁으로 가는 버스도 완전 근처에서 탈 수 있다~!!

 

아... 진정 머리 아팠던 숙소 정하기가 끝이 나니 잘 곳이 생겼다는 것만으로도 엄청나게 준비가 많이 된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후기는 일단 묵어본 후에 남기기로 하고 이제 다음 단계로 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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