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올레길 걷기의 시작

올레길 일주를 해보고 싶다는 나의 말에 배낭을 짊어지고 걷는 고행을 옵션으로 추가한 신랑.

가방의 짐을 줄이고 줄여도 생각보다 짐이 줄지는 않아 고민고민.

최대한 줄이고 줄여 각자 배낭 하나씩의 짐을 챙겨 출발했다.

 

날씨는 맑고 하늘은 높다.

그 덕에 비행은 꽤 순조로웠지만 너무 오랜만에 비행기를 타니 약간의 공포증이 도지기는 했다. (아... 이노무 공포증은 언제나 극복이 되려나... ㅠㅠ)

 

제주도에 도착하니 아직은 꽤 햇살이 따가운 편.

공항에 있는 올레길 안내소에 들러 미리 주문해 두었던 올레길 패스포트를 찾고 공항 올레길을 걸어 17코스에 위치한 숙소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

 

한참을 걷자 도심을 벗어나 해변이 보이기 시작한다.

얼마 걷지 않았지만 이미 지친 몸과 마음이 바다를 보며 조금씩 회복되는 기분.

해변가 가까이로 갈수록 착륙하는 비행기가 머리 위로 지나간다.

새삼 비행기가 엄청 크구나 라는 생각을 하며 잠시 사진을 찍으며 신나했지만 우리는 배가 고팠다. ㅠㅠ

 

바닷가에 나오자마자 보이는 제주바당이라는 식당에 들어가 갈치구이를 주문.

제주도에 와서 갈치를 먹으리라 엄청나게 벼르고 기대를 했건만 뭐 그냥 그냥 나쁘지 않은 수준. 소금을 좀 많이 쳤는지 꽤 짜다. 껍데기(비늘)를 벗겨내고 먹었더니 간이 딱 맞아 편식하는 아이처럼 비늘을 벗겨 살만 쏙쏙 발라 먹었다.

 

 

배를 채우고 슬슬 출발.

우리 숙소는 공항에서 동쪽 편에 있는 곳이라 17코스 바닷길을 따라 쭈욱 걷기 시작했다.

조금 걸으니 다리는 아프고 짐은 무겁고 햇살은 너무 뜨겁다.

 

그러던 와중에 길에서 닐모리동동이라는 예쁜 카페를 발견하고 잠시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들어와 보니 깔끔하고 예쁘게 꾸며져 있었는데 알고 보니 넥슨에서 운영하는 카페였다.

한쪽 구석에는 컴퓨터 박물관 홍보(?) 코너도 있어서 시간이 나면 박물관도 가봐야겠다 싶었다.

 

 

<커피 시럽을 뿌리고 타피오카 펄을 얹으니 뭔가 한라산의 느낌이 나는 것도 같다.>

 

한라산 빙수였나, 코코넛 우유를 넣은 얼음을 곱게 갈아 거기에 커피시럽과 타피오카 펄을 얹어먹는 빙수는 시원하고 맛있었다. 굉장히 특별할 것까지는 없지만 처음 맛보는 특이한 빙수기도 했고 더위에 지친 우리에게는 마치 보양음식처럼 느껴졌다.

 

원기를 회복하고 다시 숙소를 향해 가는데 때마침 해를 구름이 가리고, 구름 사이로 햇살이 내리쬐는 모습이 너무 멋져서 한참을 둘이 바라보았다.

여행 준비로 몰아쳤던 며칠의 정신없던 기분에서 벗어나 조금씩 조금씩 우리가 집을 떠나 제주에 있다는 것이 실감이 나기 시작한다.

 

 

하루의 일정을 마치고 숙소에 도착...

반나절 동안 8킬로미터쯤 걸었는데 짐이 무거워서인지 꽤 힘들다.

신랑은 일단 가방을 들고 일정을 계속해 보기로 하고 내 가방은 숙소에서 숙소로 가방을 옮겨주는 올레길 옮김이라는 서비스를 이용해 보기로 하고 예약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옮김이 서비스 이용 후기는 따로 포스팅하기로...)

 

오늘 걸은 코스에 대해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공항에서 출발하여 17코스를 역방향으로 오는 길은 예쁘고 걷기에는 좋았지만 일단 햇빛 때문에 눈이 너무 부셔서 고개를 숙이며 걸어다녀야 했다. 그리고 17코스 중간지점 도장이 다 닳아서 찍히지 않은 것은 아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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