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아버지

일상/책/영화/공연 2013. 5. 8. 23:52



연극 아버지.

사전 정보 없이 갔기에 사실 나는 예전의 소설 아버지를 연극화한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외국의 유명한 희곡인 <세일즈맨의 죽음>이 원작.


줄거리는 이렇다.


세일즈맨으로 한평생 살아온 평범한 가장 장재민. 남편을 위하고 자식들을 감싸주는 따뜻한 어머니 선희와 고교시절 축구 유망주였지만 도벽으로 인해 인생의 여러 기회를 날리고 서른이 넘도록 제대로 된 직장도 없는 아들 동욱, 계약직 점원 딸 동숙과 함께 이제 한 달만 더 대출금을 갚으면 내 집이 되는 작은 집에서 살고 있다.


그에게도 잘 나가던 시기가 있었다. 그가 나서기만 하면 거래처의 아가씨들은 그를 기다리지 않고 바로 사장실로 들어가도록 해주었고, 또 그녀들과 은밀한 연애를 즐기기도 했다. 그가 올리는 매출은 회사에 큰 도움이 되었고 사장도 그의 공로를 인정해 주고 나이 들면 편안하게 내근직으로 옮겨주겠다는 보장도 받았다. 아들과 딸은 아빠를 따르고 풍족하지는 않아도 행복한 나날들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 상황은 달라졌다. 사장은 이제 아들로 바뀌었고 노쇠한 탓에 장거리 운전도 힘이 들고 매출도 이전만큼 올리지 못하게 되자 그는 찬밥신세다. 집에서는 잔소리도 많아지고 약간은 정신도 이상해진 것 같아 피하고만 싶어지는 아빠가 되었다.


가족 간의 갈등은 커져 가고 먼 나라로 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부자가 된 형에 대한 부러움과 함께 따라나서지 못했던 것에 대한 후회로 점철된 시간들이 점점 많아진다.


아버지는 내근직으로 옮겨달라는 얘기를 하러 사장에게 찾아가지만 거절당하고, 이전 직장의 사장이 투자를 해 줄 거라며 그 돈으로 새로운 사업을 할 생각에 들떠 있던 아들은 사장이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자 크게 실망하여 돌아온다. 함께 저녁을 먹기로 했던 아버지와 아들은 결국 크게 다투고 딸과 어머니는 둘의 사이를 어떻게든 중재해 보려 하지만 이미 깊어진 갈등의 골은 쉽게 채워지지 않는다.


가정에서도 직장에서도 설 자리를 잃은 그의 마지막 선택은... 죽음 뿐이다.



실제로 뉴스에서 연일 접하는 아버지들의 죽음이 떠오르는 비극적인 내용의 연극이라 보고 나서 살짝 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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