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송미술관 - 오원 장승업 화파전

일상/전시/그림 2008. 5. 21. 19:02

간송미술관?
4호선 한성대 입구에서 내려 성북초등학교 옆에 위치한다.
홈페이지도 없고, 한성대 입구역에서 내렸을 때 표지판도 없는 작고 아담한 미술관
간송 미술관은 간송 전형필이 33세 때 세운 것으로 그의 수집품을 전시하고 있다.

간송 전형필은 누구인가?
전형필은 부잣집에 태어나 사재를 털어 민족문화재를 수집하고, 한남서림(간송이 운영하던 고서점)을
지원, 경영하면서 문화재가 일본인에게 넘어가는 것을 막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후 한국전쟁 때에는 간송 미술관의 문화재를 북으로 이송하기로 했었는데,
당시 포장을 담당했던 손재형, 최순우 선생이 이런저런 핑계로 포장을 지연시켜 인민군이 포기하고
돌아갔다고 하는 기록이 있으며 이 포장은 1.4후퇴 때 부산으로 옮겨지는 데 유용하게 사용되었다고 한다.
간송 미술관의 설립자부터 이후 후계자들까지도 우리 문화재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에 숙연해졌다.

오원 장승업화파전
금년 5월에는 오원 장승업 화파전이 전시 주제였는데, 장승업은 그의 일대기가 영화화 되어 친숙하다.
조선 말기의 화가로 자유분방한 성격의 화가로 유명했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화풍도 자유분방하고 다양 색채를 사용했으며, 같은 물체를 표현함에 있어서도 각기 다른 여러 가지 방법을 사용했다.
학생 시절 배우기로는 한국화는 여백의 미를 추구한다라는 짧은 상식만 가지고 갔었는데,
그 한 마디 말이 얼마나 많은 의미를 포함한 것인지를 직접 그림들을 보면서 더욱 느낄 수 있었고,
서양화가 모든 물체를 색을 그려 표현하는 방식임에 비해 오히려 한국화는 주변을 그려 그리고자 하는 것을 표현했구나 하는 것과 물고기의 비늘이나 꽃잎, 새의 날개 등을 일일히 표현한 한국화의 세밀함은
놀랍고도 아름답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쉬운 점?
미술관은 작고 아담하고 소박한 느낌, 여름이라 녹음이 우거져 정취가 있었으나 사유지에 위치해서인지
전체적으로 터도 작고 시설이나 건물 자체가 허름하다.
무료 관람인데다가 아무래도 국가의 지원을 받지 못해서인 것 같았는데 그런 점에서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고, 특별한 수익모델은 없는 것 같고, 그저 관람온 사람들에게 유명한 한국화 사본을 판매하는 것만이 수익원인 듯 싶은 점도 아쉽다. 나라의 유산을 지키기 위해 사재를 바치고 평생을 애쓰다 후손들에게까지 대업을 물려준 진정한 부자이며 독립운동가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아주는 사람이 많지 않다고 생각하니 씁쓸한 생각도 들었다.
뭐, 물론 나라에서 훈장 한 개 줬다고는 하더라만...

이 이름없는 미술관이 알려진 가장 큰 계기는 바람의 화원이라는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인데,
단원과 혜원의 유명한 그림들이 소장된 미술관이라는 것 때문인 것 같다.
하지만 테마를 정해 돌아가면서 1년에 두 번 5월 중순과 10월 중순에 각 2주씩 전시되고 있으니,
항상 단원이나 혜원의 그림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번에 갔을 때도 아이들을 데리고 온 학부모님들이 많았는데.. 애들은 내내 김홍도 그림은 어딨냐며 보채고, 어른들은 2층에 있는 것 같다며 이것도 보라고 재촉하느라 굉장히 시끄러웠다. 민폐다..
미술관에 오면서 미리 어떤 전시를 하는지 정도는 보고 와야 하는 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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