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올레길 걷기의 본격적인 첫 날

전날 공항에서 17코스를 역방향으로 걸었으니 오늘은 나머지 17코스를 걸을 차례.

공항 올레길과 만나는 지점까지 버스를 타고 가서 걷기를 시작했다.

짐이 없으니 한결 편해지기는 했는데 겨우 이틀만에 발에 물집이 엄청나게 잡혀 버렸다.

물집이 잡힌 것은 문제가 아닌데 걸을 때마다 물집이 밟혀 통증이 꽤 심하다.

아마도 등산화가 사이즈가 살짝 작았나보다.

 

다행히 17코스 끝자락은 동문재래시장이고 근처에 상가들이 많이 있어서 일단 좀 넉넉한 운동화를 하나 구입해 신고, 신발은 어차피 신을 수도 없으니 짐만 될 것 같아 엄마 집으로 택배로 보내고 미처 챙겨오지 못했던 썬크림도 하나 구입했다.

 

신발을 갈아신고 가지고 있던 대일밴드로 물집을 땡겨 붙여서 발에 밟히지 않도록 처치를 했더니 지나면서 보이는 아름다운 풍경들도 그제야 눈에 들어오는 것 같고 살 것 같다!! ㅜㅜ

라고 생각한 건 아주 잠시...

 

18코스는 시작한 지 얼마 안되어 산으로 산으로 향하는데

산은 그냥 비탈길이었으면 좋으련만 끝도 없이 보이는 계단.

바라만 봐도 한숨이 절로 나온다.

 

그래도 오르고 나니 풍경은 멋지다.

 

 

<사라봉에서 내려다보이는 풍경>

 

사라봉을 지나 다시 해변가로 향하는데 선착장 같은 곳 근처에 뭔가 하우스 같은 건물들이 있다. 설마 바닷가에 농사를 짓는 건가 싶었지만 물이 콸콸콸 쏟아져나오는 걸 보니 아마도 치어 양식장이나 뭐 그런 것이었을 듯 싶다.

 

 

그런데 이 곳을 지나던 도중 정말 재미있는 광경을 목격했는데 그것은 물 속에 물고기들이 일제히 주둥이를 내밀고 뻐끔거리는 광경이었다.

사진으로는 제대로 찍히지 않아서 그냥 그 자리에서 한참을 서서 구경했다. ^^;

 

 

검고 반짝이는 삼양검은모래해변을 지나 다시 산길에 접어들었는데 생각보다 길이 좁고 인적이 없어 조금은 무섭다. 여자 혼자 다니기엔 꽤 무섭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산길을 벗어나니 조금 쌩뚱맞게도 음료를 파는 작은 트럭이 있었다.

목이 말라 차 옆의 공터(사실은 어떤 분의 산소 옆 공간)에 앉아 음료를 마시며 땀을 식혔다.

 

 

숙소인 비롯하우스까지 9시간 소요.

중간에 신발 사고 택배 보내고 화장품도 하고 하느라 왔다 갔다하면서 시간이 꽤 많이 소모가 되어 걸은 거리에 비해 꽤 오래 걸렸다.

 

저녁은 숙소 근처의 고기국수 집에서 간단히 먹었는데 생각과는 조금 다르게 아주 기름지고  느끼한 편이어서 깜짝 놀랐다. 다른 곳에 가서 먹으면 조금 달랐을까?

 

어쨌든 바빴던 둘째날은 이렇게 마무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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