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폴] 5일차 - 카야 토스트 & 주롱 새 공원 & 나이트 사파리

아침... 일찍 일어나려 했지만 늦잠.
이왕 늦었으니 느긋하게 준비하고 시티 홀 역으로 향한다.
마리나 스퀘어를 통해 원 래플스 시티, 시티링크를 통해 시청 역으로 이동한다. 날이 더워 그런지 가는 길이 참으로 멀다.

가는 도중 문이 열린 토스트박스를 발견! 야쿤카야는 아니지만 싱가폴 로컬 프랜차이즈라니 한 번 맛보기로 한다. 메뉴는 각종 토스트 세트와 간단한 국수, 죽, 커리 등 뭔가 종잡을 수 없는 메뉴들을 한 번에 팔고 있다.

우리는 카야 토스트 셋트를 두 개 주문. 바삭하게 구워 카야 잼과 두툼하게 커팅된 버터를 끼워넣은 토스트와 진한 커피, 그리고 수란으로 구성된 셋트. 커피는 엄청 진한데 특이하게 주전자를 높이 들어 공중에서 아래로 부어 내린 후 거기에 연유와 카야 우유 같은 것을 넣어준다. 달달하고 진한 것이 먹고 나면 왠지 힘이 나는 것 같다.

 

지하철 역으로 가서 표를 끊고 분레이 역으로 출발. 도심에서 벗어나자 그간 알았던 싱가포르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 든다. 밀집된 아파트촌과 공업지대, 학교 등등. 도심에서 벗어난 싱가포르는 조금은 낯설지만 역시 이 곳도 사람사는 곳이라는 느낌이 든다.

분레이 역에 도착해 시간표를 보고 타야 할 버스의 줄에 선다. 마치 터미널처럼 버스 줄이 따로 분리되어 있다. 조금 기다리자 버스가 온다. 버스를 타고 잠시. 모든 사람들이 우르르 내린다. 밖을 내다 보니 주롱 새 공원이다. 친절하게 한글로도 표기되어있다. 도착하자마자 인증샷 한 번 찍고 들어가려는데 냄새가 좀. ㅠㅠ 왠지 출발이 좋지 않다.

파노레일과 새 공원 + 나이트 사파리 콤보 표를 구매하고 입장. 들어서자마자 시끌벅적하다. 춘절을 기념하는 탈바가지 공연이다. 그닥 흥미는 없는 관계로 패스하고 파노레일을 타려는데 줄이 꽤 길다. 줄을 서서 기다리다 탑승. 일단 냄새가 안 나고 에어컨이 나오니 좀 살 것 같다. 한 정거장만 이동하여 주변을 먼저 둘러보기로 한다. 앵무새와 독수리 등을 대략 둘러보고 나니 배가 고프다. 길에 돌아다니는 트램이 있어 탈까 했더니 이건 또 따로 돈을 내야 하는 유료. ㅠㅠ 그냥 다시 걸어서 입구로 나온다.


나오는 곳에서 스탬프를 찍어주는데 별 말 없이도 그냥 눈치껏 찍어준다. 봉고버거로 들어갔는데 사람이 어찌나 많던지. 어떤 동남아에서 온 듯한 부부가 오더니 합석을 하잔다. 뭐 그냥 그러라고는 했지만 살짝 불편하다. 특히 아줌마. 솔직히 합석하기 싫은데 그러라한 내 속도 모르고 인상 팍팍 쓴다. 우씌.

샐러드와 치킨을 주문하고 앉았다. 치킨은 바로바로 튀겨 나오는데 주문속도를 따르지 못해서 밀린다. 한참 기다려서야 나온 치킨은 그래도 맛은 괜찮다.

배를 채우고 나서 입구에 있는 펭귄관을 구경하고 공연을 보러 이동했다. 역쉬 사람이 많다. 에버랜드 새쇼와 전반적으로 비슷한 레퍼토리지만 나름 잼나다. 마지막으로 후지 혹 쇼를 보려는데 그냥 가자는 서방님. 이 쇼가 나름 베스트랬다고 하니 그럼 보고 가잔다. 맹금류를 이용한 전통사냥 방식을 보여주는 쇼였는데 생각보다 아주 잼난 것은 아니었지만 뭐 볼만 했다.

쇼가 끝나자마자 얼른 나와 셔틀 줄에 선다. 고속도로로 가는 버스라 그런지 좌석 수만큼만 태운다. 인당 4.5 불. 빨리 줄을 선 덕에 버스에 오른다.

나이트 사파리에 도착하니 아직 오픈 시간이 꽤 남았지만 조금 지나자 슬슬 식당들이 문을 연다. 식당으로 들어가 식사를 하며 나이트 사파리 오픈을 기다린다. 봉고 버거와 울루울루 레스토랑 등이 있었는데 우리는 이미 봉고 버거를 경험한 관계로 울루울루 레스토랑을 선택. 레스토랑은 부페와 라우파삿 같은 분위기의 야외식당으로 구분되어 있다. 레스토랑은 부페인데 약간 비싸기는 하지만 생각보다 메뉴 구성이 괜찮아서 안쪽에서 먹기로 결정.

사테는 이미 키친 스트레이트에서도 충분히 먹었지만 또 가져다 먹고 야채와 과일을 집중 공략!!

먹고 나서 나이트 투어 트램 줄을 보니 너무 길다. 먼저 공연을 보고 트램을 타기로 하는데 공연줄도 만만치 않다.

공연은 꽤 괜찮은 편. 약간 사나운 동물들도 나오고 진짜 큰 구렁이도 나온다. 구렁이를 목에 감을 지원자로 어떤 중국인 여자가 지원했는데 정말 대담했다. 구렁이를 목에 걸어놓고 사육사들이 모두 퇴장했는데도 겁을 먹기는 커녕 사람들에게 보여주며 여유만만. ㅎㅎ

공연을 보고 나서 트램을 타러 왔더니 줄은 더 길어진 상태. 하지만 이제 더는 어쩔 수 없어서 줄을 서서 기다린다. 드디어 트램을 타고 돌기 시작하는데 생각보다 동물이 잘 보이지 않는 편이다. 조명에 의한 동물들의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서라고 하는데 조금 아쉽기는 하다.

그 외에도 나이트 사파리 트램을 타는 여정이 꽤 순탄치는 않았는데... 안내방송으로 플래시를 터뜨리지 말라고 하는데 계속 터뜨리는 한 사람. 그럴 때마다 트램을 세우고 하지 말라고 아무리 말을 해도 소용이 없다. 결국 안내요원이 직접 가서 손짓발짓으로 하지 말라고 하고서야 겨우 진정...되는 줄 알았더니 또 반복. 아... 고혈압 생길 것 같아. ㅠㅠ

트램을 타지 않고 걷는 사람들도 꽤 많은데 어둡기는 하지만 군데군데 안내원이 배치되어 있고 충분한 안전장치가 되어 있기 때문에 체력만 된다면 일부 구간은 걸어서 구경하는 것도 좋을 듯했다. 한 바퀴 돌고 나서 가이드북에 걷기 좋은 곳이 있다고 해서 좀 걸어보려고 했는데 서방님은 이미 체력이 바닥난 상태. 호텔로 돌아오기로 하고 사파리를 나섰다.

버스를 타자니 너무 피곤하고 택시를 타고 호텔로 오려고 택시 정류장을 찾았는데 꽤 줄이 긴 상태. 그래도 금방 택시를 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택시가 거의 들어오지 않는다. 하는 수 없이 택시 정류장에 붙어 있는 번호 중 아무거나 눌러서 콜택시를 요청한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택시를 부를 수 있었는데 이름과 있는 장소만 말하면 잠시 기다리라는 안내 후에 택시 번호와 몇 분 후 도착하는지 듣고 해당 택시를 타면 된다. 부르는 것까지는 문제가 없었는데 마지막에 택시번호가 난관. 한 번 밖에 안 들려주는데 기계음이다보니 알아듣기가 쉽지 않았다. 대충 몇 자리만 알아듣고 오는 택시마다 물어서 겨우겨우 우리가 콜했던 택시와 상봉... ^^;;

우리가 택시를 탈 때까지도 줄은 거의 줄어들지 않은 상태라 계속 기다렸다가는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기다려야 했지 싶다. 빠르게 콜택시를 택한 덕에 그래도 남들보다 먼저 택시를 타고 돌아왔다는 게 오늘의 큰 수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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