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여행] 출발, 그 불안한 서막...

발리로의 여행은 사실 급작스럽게 결정, 충분한 준비를 할 시간이 없다는 점에서 매우 불안했지만...
일단 떠나고 나서 보자... 라는 생각으로 출발.

발리로 가는 항공편은 대한항공과 가루다 인도네시아 항공의 딱 두 개의 항공사만 선택이 가능하다.
대한항공의 경우 거의 다음 날 새벽 도착이고, 돌아오는 것도 자정 넘은 비행기인 반면
가루다 항공의 경우는 첫날 저녁 시간의 활용이 가능하고 돌아오는 것은 조금 빠르다.
상대적으로 여행 시간이 더 길다는 장점이 있지만 외국 항공사라는 것과
이전의 사고 기록 등을 보았을 때 왠지 불안한 측면... 이 있다는 점 때문에 갈등...
결국 시간을 포기하고 대한항공을 탔는데 뭐 사실 다른 사람들은 별로 불안해하지 않는 듯... ^^;;
나의 지나친 불안감과 비행공포증은... 잘 나아지지가 않는다...

공항에서 비행기표와 호텔 바우처를 받으라는 안내에 해당 여행사 데스크로 갔지만...
비행기표만 줄 뿐... 바우처는 없단다. 그냥 여권으로 체크인을 하라고 해서 일단 출국수속을 하고
공항을 방황하다 보니 어느 덧 출국 시간.

막 비행기를 타려는 순간 전화가 온다. 바우처를 안 드렸네요.. 아.. 멍미..
그래서 지금 비행기 출발하려고 하는데 뭐냐고.. 살짝 짜증을 냈더니 뭐 없어도 되는데 어쩌고 변명...
대신 바우처 번호를 문자로 넣어드리겠단다.
시간은 다 되었고 어쩔 수 없이 일단 비행기를 타고 출발...

비행기에는 한국인 / 중국인 / 일본인... 이 대부분...
스튜어디스 중에 중국인 분도 있었는데 이 분 대화할 때 살짝 반말끼가.. ㅎㅎ 아직 존대가 서투르다.
사실 처음에 왜 중국인 스튜어디스 분이 있을까 했는데... 출발하고 보니 바로 딱 이해가 가는 시츄에이션.

중국분들... 비행기 여행이 처음이신 분들이 많은지... 이착륙시에 등받이를 안 올리시는 것은 기본.
무슨 용무가 그리 바쁘신지 시도 때도 없이 승무원 콜 버튼을 막 눌러댄다.
안전벨트 사인이 켜져 있는데도 막 돌아다니는 것은 물론... 삼삼오오 모여서 엄청 떠들어댄다.
안내방송을 계속 하는데도 막무가내... 한국인 스튜어디스 분들이 가서 주의를 주지만 제어가 안되는 듯.
이 때 중국인 스튜어디스 분이 나서서 중국어로 한참 설명...
좌석 벨트 사인이 켜져 있을 때는 벨트 매고 앉아 있어야 된다.. 등등을 설명하는 것 같다.
하지만 채 몇 분 지나지 않아서 다시 똑같은 반복..... OTL
쫌 견디기가 힘들었지만 예전에 우리나라 사람들도 비행기에서 고스톱치고 그랬다지... 하면서 참아보았다.

7시간의 긴 비행 끝에 공항에 내렸다.
공항은 덥고 습하고 허름하고 작다...
뭐 물론 동남아 어디든 인천공항 같은 공항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되겠지만...
나름 면세점도 꽤 있고 그나마 필리핀 세부공항보다는 번듯하다고 여겨진다...

비행기는 속속 도착하고 사람은 많지만 여기 분들은 상당히 느긋하다.. ^^;;
내려서 일단 개인별 비자 Fee를 내고 비자를 받는다. 체류기간이 6일 이하인 경우 1인당 25불...

그리고 나서 입국심사를 하는데 질문도 없다. 당근 다 관광 왔지~~~? 뭐 이런 분위기...
그래도 노약자 우선주의는 이 곳에서도 통하는지 아이나 임산부는 우선으로 처리해 준다.
당연한 배려... 바람직한 절차다... ㅎㅎ

긴 시간을 기다려 입국 수속이 끝나고 공항 밖으로 나왔는데... 어라? 우리를 데리러 온 사람이 없다.
분명 호텔까지 픽업 서비스를 신청했는데...??
급한 마음에 현지 연락처로 전화... 뭔가 전화가 잘 안되는 듯... 안되서 다시 한국으로 전화...

사정을 얘기했는데 회원이 아니라서 어쩌구 하면서 예약번호 부르라, 주민번호 부르라, 상품코드 부르라...
계속 호구조사만 해댄다. 열 받아서 버럭 했더니 주말이라 한국 담당자도 현지 담당자도 연락이 안된단다.
아니, 주말이라 연락이 안될 거면 상품은 왜 파나? 제대로 일을 하지 못하면 손님을 받지 말아야 되는 거 아닌가?
더욱 열이 받는다.

통화하다 지치고 짜증이 나서 그냥 택시를 타고 가겠다고 했다.
일단 택시를 잡아탔는데 이건 뭐 시골길 같은 조그만 길로 구불구불... 아... 진짜 무섭다.
시간은 새벽 두 시가 넘었고 제대로 가고 있는 건지 어떤지도 모르겠고 불안한 맘...
게다가 지금까지 진행되는 걸로 봐서 호텔 예약은 제대로 되어 있는 건지 마구 의구심이 든다.
물론 이 우려는 여행 후반에 현실로 실현이 되고야 만다.

아무튼 우여곡절 끝에 호텔이 도착...
인도네시아는 종교적 상황 때문에 테러가 간혹 있어서 건물 진입시 항상 보안 검색을 한단다.
호텔에 들어서자 보닛과 트렁크를 확인하고, 앞좌석 뒷좌석을 모두 확인한 후에 문을 열어준다.

로비에 들어서니 우리를 맞아주는 호텔 직원. 남자 직원인데 선한 인상에 화사한 미소를 지어준다.
웰컴 음료를 마시면서 숙박계를 작성하니 호텔 투어를 한 번 해드릴까요??? 하고 묻는다. (물론 영어...)
우리는 이미 여기까지 오는 데만도 너무 지쳐서 일단 사양...하고 방으로 가고 싶다고 했더니
호텔 이용에 대한 간단한 설명만을 해 준 후 로비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우리방으로 안내해준다.
호텔 예약이 되어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안도감이 들어서 짐을 정리하고 씻고 자는 것으로 첫날을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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