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여행] 발리

여행보다는 휴식을 목적으로 떠난 발리.
오랜만의 휴양지라 약간 설레임과 함께 비행공포증은 다시 도지기 시작... ㅠㅠ
하지만 시간은 째깍째깍 흐르고, 드디어 여행을 떠날 날이 다가온다.

일단 여행은 하나투어에서 에어텔로만 예약 대한항공 + 불가리 호텔 상품으로 선택.
장동건 커플이 묵었다는 것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해진 명품 브랜드 불가리의 호텔이다.

저녁 비행기를 타고 호텔 체크인 후 3박, 그리고 다시 밤 비행기를 타고 돌아오는 다소 빡쎈 일정.
밤비행기 사실은 질색이다.
왠지 뱃속이 빵빵해져서 나의 즐거움인 기내식을 제대로 먹을 수 없고,
잠을 자도 머리는 아프며 지루한 비행에서의 그나마 위안 거리인 영화를 볼 수가 없다. 아웅..

먼저, 발리에 대한 일반적인 내용과 마지막 날에 들은 발리에 대한 이야기를 살짝 정리해 본다.
발리는 비행 시간 7시간이 걸리는 꽤나 먼 섬으로 인도양과 태평양을 동시에 접하고 있는 섬.
우리나라와는 1시간의 시차가 있고, 적도에 있기 때문에 해가 일찍 뜨고 일찍 진다.
4시부터 서서히 해가 지기 시작해서 6시 정도면 컴컴해진다.
화폐는 루피아, 1000루피아가 약 130원 정도... 택시 기본 요금이 5000 루피아였다.
달러도 통용되기는 하지만 환율을 좋게 쳐주지 않기 때문에 약간 손해.
대신 환전소가 엄청 많다. 다만 한국에서 환전이 안되므로 쓸만큼만 바꿔야 한다.
반대로 한국에서는 루피아로 환전이 가능하기는 한데 미리 은행에 따로 부탁을 해야 한다.
환율 측면에서 어떤지와 가서 얼마나 쓸지 등의 계획이 섰다면 미리 해가지고 가도 될 것 같다.
하지만 머리가 복잡하다... 얼마나 쓸지 모르겠다 싶으면 그냥 달러로 가지고 가는 게 나을 듯.

우리가 갔던 6월 중순은 우기는 아니었지만 비가 가끔 왔고 날씨는 초여름 정도, 또 밤에는 약간 습하다.
햇살은 따가웠지만 생각보다 덥지 않다는 것은 조금 놀라웠다.
7월 1일에는 큰 페스티발이 열린다고 했는데 이름은 까먹....

발리인에게 들은 발리는 인도네시아이지만 인도네시아가 아니라고 할 만큼 많은 측면이 다르다고 한다.
우선은 종교적으로 크게 차이가 있는데, 자카르타의 90%가 이슬람교도인 반면 발리는 90%가 힌두교도라고 한다.
그 중에 발리 사람들인 발리니스들은 100% 힌두교도일 거라고...
본토에서 개종이 한창일 시기에 개종을 거부한 사람들은 모두 발리로 건너와 여전히 힌두교를 숭상한다고 한다.
발리 사람들은 집을 지을 때 사원을 짓고 매일 하루 한 번씩 차낭이라 부르는 꽃과 음식을 예쁘게 장식한 제물을 
바친다고 한다.
사원에는 이전에 돌아가신 조상을 모시고 있고 영혼이 깃들어 있다고 여기며,
또 이 영혼은 새로 태어난 아이에게로 들어가 다시 삶을 산다고 믿는다고 한다.
발리 사람들은 외국으로 나가는 것 자체가 어렵기도 하지만 사원에 매일 차낭을 바쳐야 하는 것과
조상들의 영혼이 사원에 깃들어 있다고 여기는 것 때문에 해외로의 이주 같은 것은 잘 생각지 않는다고...

또 특이한 것이 발리 사람들의 이름이다.
발리에서는 무조건 첫째는 와띠(?), 둘째는 마리(?), 셋째는 뇨만, 넷째는 기억이 잘 안 난다.
사실 우리가 만난 발리 사람들 중 이름을 알게 된 둘은 모두 뇨만... 셋째 아들이었기 때문에 뇨만만 선명.. ㅎㅎ
그렇다면 다섯째가 태어나면 어떨까? 다시 첫째 이름을 붙인다고 한다. 재미있는 풍습...
대신에 이름과 함께 애칭 같은 것을 써서 구분한다는 것 같다. (이 부분은 영어로 들어서 오역일 수도..)

우리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문화가 부모를 부양하는 것을 당연히 여기는 부분.
요즘은 그렇지 않지만 우리도 한 때 그런 때가 있었다는 것이 비슷했다.
하지만 장남의 역할이 큰 우리와 다르게 이 곳은 막내 아들이 부모를 모시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진다고 한다.
큰 아들들이야 장성하여 자기 밥벌이를 하고 결혼을 하고 나면 떠나보내지만,
막내는 공평하게 돌보기 위해 조금 더 품에 데리고 있는다는 것.
듣고보니 그것도 상당히 합리적인 느낌이다.

또 특이한 것은...
영혼이 머리에 깃들어 있기 때문에 머리를 만지는 것은 금물... 이라는 것과
왼손으로 화장실 처리를 하기 때문에 왼손은 부정적인 것... 이기 때문에 뭔가를 가리키면 안된다고...
여행 책자에서는 발리가 일본의 지배를 받았었기 때문에 일본인들에 대해 감정이 좋지 않다... 라고 했지만
막상 현지에서는 그런 것을 크게 느낄 수 없었다.
우리를 일본인으로 보는 사람이 꽤 많았는데 다들 친절하게 간단한 일어로 묻곤 했기 때문에
그런 감정이 있는지에 대해서 피부에 와 닿지는 않았다.
아마도 여전히 일본인들이 발리의 큰 손님이기 때문이 아닐까...
우리가 묵었던 불가리 호텔에서도 3일간 두 쌍의 일본 부부가 결혼식을 올렸다.
부부 외에도 부모와 친척, 그리고 친구들까지 최소 20여명씩 와서 결혼식을 올리는 것을 보고 사실 좀 놀랐다.
여전히 일본은 돈이 많구나.. ^^ 하는 생각...

주로 아시아에서는 일본인이 대부분이던 발리의 관광객은 이제 서서히 중국인과 한국인으로 바뀌어가는 중이란다.
그래서 아직 한국어를 할 줄 아는 사람들은 거의 없는 듯...
마지막 날에 공항에 데려다 준 가이드 외에는 호텔에서도 택시에서도 상점에서도 한 명도 못 봤다.

그래도 택시 기사들이나 호텔 직원들이 대부분 영어 구사가 어느 정도 되기 때문에
영어를 할 줄 알면 큰 불편은 없을 것 같다.
역시 어디서나 영어가 짱인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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