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여행] 도쿄 여행 3일차 - 아키하바라, 그리고 시부야

일어나서 씻고 일단 아키히바라로 출발.
10시 30분쯤 도착했으나 너무 이른 시간이라 아직 채 문을 열지도 않은 상점이 많았다.

일단 철수해서 역전에 있는 Atre 건물에 들어가서 스타벅스 커피 한잔을 땡겼다. 
라떼 한 잔이 320엔, 우리나라 돈으로 4,500 원쯤 되는 것 같은데... 이 정도면 가격이 비슷한 건가?
그러고 보니 약간 잔 크기가 작아 보이는 것도 같고.. ^^

커피를 마시고 나서 피규어 샾과 애니메이션 cd 등을 파는 곳을 구경했는데,
역시 물가가 비싸서 구경만 하다가 나왔다.
왠지 주변의 남자들이 쭈삣거리는 것 같아 음?? 했는데 알고 보니 야애니, 야겜.. 같은 것을 파는 층이었나보다.
애니메이션 포스터의 수위가 상당하다. ㄷㄷ

나온 뒤에 메이드 카페를 가보려 했으나, 일본어를 모르면 별로 재미가 없다고 해서 패스. 그리고 좀 뒷골목에 있다는 것도 왠지 무섭기도 했다.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 전 역 앞에서 건담 카페를 발견. 피규어 약간, 애니 상영, 음식을 약간 독특하게 데코해 주는 것 빼고는 생각보다 특별해 보이지는 않아서 들어가지는 않았다. 앞에서 붕어빵 같은 건담빵도 팔던데 비싸서 통과.

역 앞에 상당히 큰 건물에 애니메이션 센터가 있다고 해서 갔는데 2011년 1월 몇일까지만 운영하고 이후 임시 휴관 상태라고 쓰여 있었다. 아쉬운 맘으로 돌아 나오다가 배도 좀 고프고 밥이나 먹고 가기로 결정.

둘러보다가 스파게티 집에 있길래 들어갔는데.. 뭔가 맛이 오묘.. 하다.
나는 좀 무난하게 토마토 소스 스파게티를 시켰고, 서방님은 뭔가 수상쩍어 보이는 것을 시키더니만...
나왔는데 보니 조개 잔뜩, 올리브 오일 소스 같은 것에 김까지 뿌려져 있어서 느끼하고 비릿한 맛...
그런데 토마토 소스 스파게티 역시 살짝 냄새가 요상한 것이 우리나라에서 먹는 것과는 역시 다르다.

꽤 느끼한데다 피클이나 단무지 같은 것도 없다. 그러고보니 일본에선 뭘 시켜도 김치나 피클, 단무지 같은 것을 주는 경우가 거의 없어서 밥 먹기가 참 힘들었던 듯... 여기도 당근 그런 거 없고 샐러드와 디저트를 함께 주문하면 300엔이라길래 샐러드를 시켰는데 안 시켰으면 느끼하고 목 메었을 듯 싶다.

그래도 디저트인 쉬폰케익은 그나마 맛있었다는 데에 위안을 삼고 용산 던전 분위기의 아키하바라를 떴다.

이제 유명한 건물이라고 나와 있는 쇼핑몰 같은 데는 가지 말자며 선언을 하고, 에비수 맥주로 출발.
낮이라 그런지 햇살이 꽤 따뜻했다. 에비스 박물관은 마치 테마파크 같이 꾸며진 곳에 있는데 이 곳에도 역시 쇼핑몰이 있다. ㅋ

박물관 앞에는 커다란 맥주캔 모형이 있고 들어서면 계단 아래로 펼쳐진 박물관이 있다. 계단 중앙에는 에비스 맥주의 신이라는 낚싯대와 생선을 든 어부처럼 보이는 캐릭터가 그려진 양탄자가 있다. 사람들이 하도 밟고 다녀서 그런지 밟지 말아달라는 부탁이 쓰여 있다.

박물관은 시간별로 투어코스도 있는데 박물관 전체를 구경할 수 있고 설명을 들을 수도 있다. 투어의 마지막은 역시 맥주 시음. 두 가지의 맥주 시음으로 마무리된다고 하는데 우리는 일본어를 모르는 데다가 시간도 맞지 않아서 그냥 설렁설렁 구경을 했다.

입구의 오른쪽에는 맥주 안주들과 기념품을 파는 곳이 있고, 또 시음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맥주 안주들은 구매는 가능하지만 안에서는 먹지 말라고 되어 있고, 시음을 위해서는 이 곳에서만 사용하는 코인을 구매해야 하는데 하나에 400엔이다. 맥주와 안주는 종류에 따라서 코인 1개 ~ 2개 정도.

코인을 구매하고 맥주 두 가지와 가볍게 칩 종류의 과자를 골라서 시음을 시작.
한 개는 크리미 스타우트이고 한 개는 프리미엄 맥주를 골랐다.
과자는 한 봉에 150엔에 파는 것을 소스 두 가지 얹어 주고 400엔 (이런! 도둑님들! ㅋㅋ)
그렇다고 아무 것도 없이 마시기는 좀 심심하니 어쩔 수 없이 먹어주고...
크리미 스타우트의 거품은 정말... 생크림처럼 부드러운 느낌인데 맥주의 거품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만큼 부드러웠다. 강한 맛과 부드러운 거품의 조화는 흑맥주에 대한 거부감을 단숨에 날려주었다.
프리미엄의 경우는 생각보다 특이한 맛은 아니었다. 살짝 아쉬운 것은 취기가 돌아서 분홍색 맥주를 못 먹고 온 것!

취기를 살살 달래가며 맥주 박물관을 나와 이번에는 일본에서 가장 크다는 신사를 방문.
신사로 향하는 길은 마치 산책로나 등산로 같은 느낌이다.
한참을 걸어서야 신사 입구에 도착했다. 우리나라의 절처럼 이 곳에도 입구에 약수(?) 같은 것을 먹는 곳이 있다.
우리는 바가지를 헹궈 입에 대고 먹는데... 이 곳 사람들은 조그마한 바가지에 물을 떠서 손을 헹구고, 다시 물을 떠서 손에 물을 받아 먹는다. 그리고 다시 물을 떠서 바가지의 손잡이 부분으로 물을 흘려보내 손잡이를 헹군다.
특이하지만 왠지 아... 하고 공감이 되는 방식.

신사는 문화적 경험을 위해 한 번 가본 것이지만 뭐 생각보다 아주 뭔가 독특해... 이런 것은 아니고,
이미 TV를 통해서도 약간의 간접 경험이 있어서인지 그냥... 실제로은 이렇구나... 정도...
이 곳이 신년이면 일본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다는 그 신사구나... 하고 스윽 구경하고 다시 길을 나섰다.

그리고 나서 NHK 방송국으로 고고씽~!!
신사에서 걸어서 꽤 오래 걸려서 가다가 힘들어 주저 앉기도 했지만... 아무튼 무사히 도착.
들어가는 데 200엔의 입장료가 있다.

입구에 들어가면 안내원들이 쭈~욱 서 있고 갖가지 체험 코스가 마련되어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아나운서 놀이(?).
실제로 아나운서처럼 앞에서 큐 사인을 주고, 음악 깔아주고, 대본을 준다.
게다가 앞에는 아나운서들이 실제로 쓸 법한 자막이 올라오는 기계 (이름을 까먹었네..)도 있다.
한국어 대본도 있어서 사람이 많지 않다면 쉽게 체험해 볼 수 있다.
우리는 좀 늦게 갔더니 사람이 정말 거의 없어서 둘 다 한 번씩 해봤다. ㅎㅎ
그리고 효과음을 내는 방법, 3D 방송 체험, 그리고 증강현실 체험까지 꽤 알차게 짜여 있어서
200엔이 아깝기는 커녕... 괜히 미안해질 지경...

그리고 마지막 부부에는 녹화를 실제 진행 중인 스튜디오를 볼 수 있는 곳까지 있었는데...
우리로 치자면, '6시 내고향' 같은 프로그램처럼 보였다.

30대 부부 둘이서 초딩처럼 즐거워하며 재미있게 체험을 하고 나오니 마침 셔틀 버스 시간이 딱 맞다.
버스를 타고 시부야 역으로... 저녁이나 떼우려는데 물가가 살인적이다.
뭔 도시락 하나에 1200엔이냐고요... ㄷㄷ
결국 호텔로 돌아와 편의점 도시락으로 떼우고 취침.
아... 이제 이 애증의 호텔도 마지막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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